황소의 눈을 딴 과녁 모양의 동그라미 – 럭키스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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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눈을 딴 과녁 모양의 동그라미 – 럭키스트라이크
세계로 파병되는 미군들의 배낭에는 항상 ‘럭키스트라이크’가 들어있어…
1916년 미국 뉴욕의 버펄로에서 첫 선을 보인 ‘럭키스트라이크’는 1925년 ‘조지 워싱턴 힐(George Washington Hill)’이라는 사람이 아메리칸 토바코 컴퍼니(American Tobacco Company)의 사장이 되면서 미국의 담배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힐은 카멜(Camel)과 체스터필드(Chesterfield)의 꽁무니를 쫓고 있던 ‘럭키스트라이크’를 넘버원으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투자했습니다. 담뱃갑의 도안을 황소의 눈을 딴 과녁 모양의 동그라미로 바꿨습니다. 담배를 만들 때 쓰이는 열이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신문광고에다 “럭키스트라이크를 맛있게 구웠습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포크가 꽂힌 토스트 조각을 사진으로 실었습니다. 가열 과정이 다른 회사와 다르지 않았지만 이런 광고 덕분에 ‘럭키스트라이크’는 가장 현대적인 시설에서 만든다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또 의사들을 중점 판촉대상으로 삼아 ‘럭키스트라이크’를 가장 덜 자극적인 담배로 널리 알려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을 동원해서 ‘럭키스트라이크’를 피워 물고 길거리를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끝에 1930년에 비로소 흡연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에 맞물려 미국 담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힐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럭키스트라이크’의 시장 지배를 장기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담뱃갑의 디자인을 과감하게 수정해서 강렬한 인상을 애연가들에게 심어주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때 만난 사람이 프랑스 출신의 디자이너 레이몽 로위(Raymond Loewy) 였습니다. 산업 디자인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손 꼽히고 있으며 최초로 시장 분석에 기초한 디자인을 접목시킨 리디자인(re-design) 전문가로 추앙 받는 로위가 그 작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당시 ‘럭키스트라이크’의 디자인은 현대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좀 떨어졌지만 이미 수많은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무의식 속에 각인 되어 있었습니다. 로위는 힐에게 “이미 소개된 상품의 모양을 수정하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지만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유리합니다. 상품이 생명을 얻고 신상품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잘하면 당장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로 설득을 했고 즉석에서 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로위는 담뱃갑의 주색상인 초록색을 광택 있는 흰색으로 교체했습니다. 원은 입체적인 원반형으로 변형시켜 그 안에 들어가는 글자에 여백을 넓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똑같은 크기의 글자라도 읽는 사람 눈에는 더 크게 보인다는 일종의 착시 현상으로 응용한 것이 였습니다. 또한 생산회사의 이름과 공익광고를 옆면에 배치해서 앞면과 뒷면의 형태를 똑같게 했습니다.
선명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균형미가 로위 디자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리디자인 된 ‘럭키스트라이크’가 바로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위는 항상 “미는 건조하지 않는 단순함”이라는 말을 자주했습니다. ‘럭키스트라이크’에도 일체의 장식을 생략하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이전 광고에서 보여지던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해버렸던 것입니다. 새로 탄생된 담뱃갑은 어떤 상태로 놓여있든지 소비자의 눈에 확 띄는 특별한 효과를 나타냈고 앞뒤가 같아서 상표의 광고를 두 배로 하는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로위는 “티없는 순백색 덕분에 담뱃갑이 깨끗해 보이고 이런 인식은 자연스럽게 내용물의 신선함과 결함 없는 생산과정의 이미지와 연결된다”라고 하면서 흰색을 테마로 한 ‘럭키스트라이크’의 디자인적 기호를 설명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청결함과 미국이라는 두 가지 이미지가 서로 상승작용을 해서 아주 짧은 시간에 미국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럭키스트라이크’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데는 세계의 경찰이라고 자처한 미군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각 나라로 파병 되는 그들의 배낭에는 항상 ‘럭키스트라이크’가 들어있었으며 이것은 곧바로 가장 미국적인 아이콘이 되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세계2차 대전후 화폐개혁이 단행되기 전까지 암시장의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정도였습니다.
영국 출신의 현대 디자인 전문가 스티븐 베일리는 로위가 리디자인한 담뱃갑을 보고 “아마도 럭키스트라이크 담뱃갑은 같은 길을 걸어온 모든 상징들 중에서 가장 완벽한 상징”이라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로위는 그 후 코카콜라 병, 쉬크 면도기, 펩소던트 치약. 재규어, 링컨, 캐딜락 자동차 등 수많은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1986년 7월 14일 세상을 떠났지만 로위가 리디자인한 ‘럭키스트라이크’는 아직도 변함없이 애연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글. 프리존 명예기자 plug10님><?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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