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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본부

 
담배 이야기 ‘Time’
글쓴이 : 꼬부기 날짜 : 10-05-24 16:18 조회 : 1336

담배 이야기 ‘Time’
“흡연은 시간을 물질적인 형태로 각인시켜 준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이 '시간(Time)'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지만 같은 '시간'이라는 말에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들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에게 시간이란 지속되는 정도, 즉 간격을 나타내는 뜻으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시간이 짧다', '시간이 길다'라고 할 때 사용한 시간이 대표적인 표현으로 정도에 따라 '기간'이나 '순간'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언제'라고 물어보는 문장의 대답 형태로 주어지는 시간으로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언제인가'라는 경우 입니다. 또한 시기를 뜻하는 단어로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와 현재, 아침과 저녁, 공휴일과 국경일 등 시간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전제로 그 의미와 함께 논의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이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시간이란 일정한 것으로 시간이 허용되는 만큼 살다가 다시 시간 안에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의 객관성입니다. 시간은 관념의 산물이라서 지각되지 않습니다. 흔히 '시간이 흐른다'라고 말하지만 액체나 기체처럼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서 보이지도 않고 잡을 수도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근거한 시간과 공간의 밀접성에 따르더라도 시간을 객관화시킬 수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과 공간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공간에서 앞과 뒤는 당사자가 서 있는 방향으로 규정되지만 시간의 과거와 미래는 마음대로 정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므로 오직 있는 것은 현재 뿐이라서 '과거와 미래가 있다'라고 분명하게 말하기 힘듭니다. 공간에서는 앞과 뒤가 있지만 시간은 있었던 것과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것이어서 존재한다는 표현을 사용해도 되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좀더 일반화 시킨다면 시간에서 말하는 과거와 미래는 인간의 상상 속에 있는 것으로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란 주장이 되기도 합니다.

자연의 세계를 존재론적 관점으로 이해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정신)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시간이 과연 존재할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은 정말 깊이 살펴보아야 할 문제”라고 하면서 시간의 존재성에 의문을 던졌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간의 속성에 관련된 모든 운동을 천구의 균일한 원운동에서 생각했으므로 인간 세상 밖에 있는 또 다른 질서가 인간의 시간 지각은 물론 시간 측정, 시간 과정까지 산출한다고 보았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도 “내 마음이여! 내가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바로 그대 안에서이다”라고 하면서 시간의 본성을 마음에서 찾았습니다.

근대에 이르자 시간은 내적 감정의 형식이란 개념으로 좀더 체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칸트는 시간을 사물의 객관적 성질이 아니라 주체가 세계와 인식적인 관계를 맺게 하는, 인간에게 내제된 관념의 틀로 사유했습니다. 반면 베르그송은 수치로 측정하는 시간과 인간이 체험하는 시간(베르그송은 이 말을 '지속적인 내면의 느낌'이라고 했습니다)을 구분해서 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했습니다. 수치화된 시간은 심리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을 갖는 주관적이라는 것입니다.

시간의 이해는 현상학과 실존 철학에서 삶의 문제와 어울려 다양하게 논의되었습니다. 인간을 '시간성'으로 규정하면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시간 속에 있지만 과거에서 벗어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과거에 의지하지도 못한 상태로 오로지 열려있는 미래를 향해 자신을 투사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시각입니다. 문제는 개개인의 경험을 투사해서 얻은 내용을 시간의 성격이라고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똑같은 사물이더라도 바라보는 주체의 심적 상황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처럼 어떤 일관성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어떤 방식으로든지 경험할 수 없다면 인간에게 시간이란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맙니다. 형이상학적 추상에 머무르지 않도록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되 가능하다면 모든 주관적 요소를 제거한 시간 그 자체의 존재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형태의 개념화 설정은 그래서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하나의 상징체로서 담배는 시간의 존재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물질일 듯 합니다.

좀더 논의하면 유아기적 시간은 주체와 분리되지 않고 몸 속에 있는 실체였습니다. 번갈아 찾아오는 생리적 욕구들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진행되었고, 엄마의 젖을 빨고 난 후 다음에 또 젖을 먹을 때까지 기다림, 잠들었다가 다시 깨는 사이에 애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눈앞에서 사라지기도 하는 막간을 통해서 시간이란 실체가 존재했었습니다. 신체가 성장하고 더 이상 엄마 젖을 필요치 않게 되자 시간이란 실체는 관념의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가 담배 덕분에 시간이 다시 몸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담배를 피워 물고 난 다음 또 다른 담배를 피워 물 때까지의 간격(공간), 첫 모금의 감미로움이 순간에 피워 올라 펼쳐졌다가 꽁초를 비벼끄는 쓰라린 추락으로 마감하는 포물선을 바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흡연은 시간을 물질적인 형태로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부드럽게 담배 종이를 삼키며 타 들어가는 불의 고리는 남아 있는 쾌락(고통)의 시간을 조금씩 증폭(감소)시키면서 시간을 물질화 혹은 구체화시켜 우리에게 실체로 다가오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계가 일상화되기 전 우리의 선조들은 노동의 행위 중 갖게 되는 휴식이나 노동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시간의 행위로 흡연을 선택했었습니다. 새삼스럽게 강조하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각인되어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담배『Time』을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보시는 것도 현재의 삶을 반추(反芻)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글. 프리존 명예기자 plug10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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