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원”의 ‘원’은 동양적인 ‘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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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부기 작성일 10-05-24 16:07 조회 1,9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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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의 ‘원’은 동양적인 ‘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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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희랍어에서는 'heis', 'mia', 'hen'이라고 씁니다. 영어나 한글은 그렇지 않은데 유럽 언어를 배울 때 까다로운 점이 바로 성의 구분입니다. '하나'도 이처럼 세 가지의 성으로 표현하지만 보통 중성명사인 'hen'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라틴어로 'unum'이라고 하며 프랑스어로는 'un', 영어는 'one'라고 합니다. 그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나'란 통일성을 말합니다.
통일성이란 다양한 존재가 어떤 하나에 일치되어 전체가 하나로 파악될 때 성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담배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고 성분도 각각이지만 '담배'라는 한 개념으로 정리되므로 이때 '하나'는 통일성의 개념입니다.

둘째, '하나'에는 단위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수학적 의미인 '1'입니다. 프랑스어에서는 혼돈을 막기 위해서 통일성의 '하나'를 'unicit? ', 숫자 1은 'unit? '라고 씁니다.

셋째, 철학적으로 사유한 '하나'에는 연속성과 동일성이 있습니다.
니코틴이 1mg 함유된 담배와 5mg은 분명히 틀리며 멘틀향이 첨가된 담배와 그렇지 않은 담배가 있으므로 각각의 담배는 불연속성이라는 구분이 되지만 담배 전체로 봤을 때는 연속성이 있으므로 담배는 '하나'입니다. 그래서 하나·동일성·연속성은 같은 개념으로 파악되어 종종 문제를 일으킵니다.

흡연자들에게 같은 브랜드의 담배라고 하더라도 '마일드(Mild)'와 '라이트(Lights)'는 확연하게 구분되지만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차이를 무시하고 '담배'라는 하나의 단어로 통칭해서 부릅니다. 이렇게 되면 '마일드'와, '라이트'의 불연속성은 사라지고 오직 동일성과 연속성만 존재합니다. 이런 메커니즘을 '동질화'라고 합니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는 이처럼 질적으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만들어버리는 언어 폭력적인 요소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현대 철학에서는 '동질성'이란 개념으로 통칭되는 몰지각을 비판하고 '차이의 철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고전 철학에서는 궁극적인 '하나'를 찾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하나로 정리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불합리성으로 모순이 생기자 여럿을 하나로 묶지 않고 그 자체로 보자는 '복수의 철학'이 탄생했고 지금 우리시대의 철학 사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어떤 개념도 '좋다/나쁘다'식의 이분법적인 가치론으로 절대화해서 고정시키면 오류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담배=해악'을 실체화시켰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 입니다.

보(이)는 것을 모두 하나로 환원시키려는 사고방식은 위험합니다.

국가든 종교든 형이상학적인 무엇이든지간에 '하나'의 집착은 필연적으로 개별성, 다원성, 질적 다양성, 차이……등을 억압하기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개인이 추구하는 그 어떤 다양성도 보장해야 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이념입니다.

담배도 마찬가지 입니다. 흡연의 심리적 요소를 망각하고 담배를 해악의 물질로 규정한 다음, 파생되는 모든 것을 악마적인 파괴행위로 규정하기 때문에 흡연은 단죄되어야 할 행위 밖에는 안 되는 것입니다.

노자가 쓰고 왕필이 주석한 「도덕경」42장에는 “道一生도일생 一生二일생이 二生三이생삼 三生萬物삼생만물(도가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으며 둘은 셋을 낳는다. 셋은 만물을 낳는다)”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에서 유(有)란 있음을 말하지만 도가(道家)에서는 어떤 사물이 구체적으로 존재(形)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서양에서 '무(無)'란 플라톤의 말처럼 '없음'이므로 '아니다'란 뜻입니다. 그래서 무로부터 파생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반면 동양에서 '무'란 '무한함'이므로 잠재력을 말하며 유가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이 되는 것이죠. '道一生'에서 '一'이란 바로 무를 지칭합니다. 무로부터 '一'이 유래되어 만물은 다시 '一'로 수렵된다는 세계관이 동양 철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흡연할 때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유해물질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자칫 실수할지도 모를 찰나의 순간을 다시 한번 되짚어볼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며 감정의 폭발을 막아주는 구실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담배의 긍정성입니다.

담배이름 『The one』의 one이란 동양적인 '일(一)'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담배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무(無)'이지만 흡연을 하는 순간 온갖 희노애락이 묻은 세상사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유(有)'이기도 합니다. 하나란 모든 것을 포괄하거나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하나가 아니라 오히려 무로서의 하나, 비움의 하나입니다. 그 하나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러므로 담배 이름 『The one』은 니코틴 1mg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이라기보다는 자신감을 상징하는 『The one』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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